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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라도 나와주면 안 되겠니”···10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눈물[세월호 1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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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4-20 11:08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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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고혜인, 김민지, 김민희, 김수경···.
10년 전 오늘 세월호에 몸을 싣고 있었던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차례로 바다 위에 울려 퍼졌다. 한명 한명 이름 석자가 불릴 때마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10년이 지났으면 눈물샘이 마를 법도 한데 유가족들의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바다는 무심했다. 선상의 오열과 몸부림에도 잔잔한 바다는 아무 답이 없었다. ‘세월’이라고 적힌 노란색 부표만 물결을 타고 넘실거렸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 부근에서 열린 선상추모식은 시간을 10년 전 참사 당시 상황으로 돌려놨다. 이날 오전 2시 경기 안산에서 출발한 세월호 유가족 37명은 해양경찰청 3000t급 3015경비함을 타고 3시간 만에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 탓에 시야가 짧았다. 경비함은 노란색 부표 근처를 선회했고 유가족들은 부표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갑판 위에는 분홍 꽃을 가지마다 매단 벚나무 두 그루가 서 있었다. 나뭇가지에는 ‘보고 싶다’ ‘잊지 않을게’ 같은 말을 적은 노란 리본들이 달려 있었다.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었다.
선상추모식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묵념에 이어 유가족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고 김빛나라양의 아버지 김병권씨는 매년 4월이 되면 돌아오지도, 볼 수도 없는 아이들이 그리워 가슴이 미어진다며 봄이면 꽃들이 피어나는데 너희들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부모 마음 속의 꽃 한 송이로 남아있구나라고 말했다. 김씨는 부모들은 아이들과 같이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세월호에 갇혀있다며 정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조속히 해달라고 말했다.
너 보러 여기까지 왔어. 너무 보고 싶다 꿈에라도 나와주면 안 되겠니.
유가족들은 햐안 국화 한 송이씩 바다 위로 던졌다. 당장 바닷속으로 뛰어들 듯 몸부림 치는 사람도, 차마 국화를 바다에 던지지 못하고 주저앉은 사람도 있었다. 서로를 얼싸안으며 슬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헌화를 마친 뒤에도 눈물을 흘리며 바다 멀리 흩어지는 국화꽃을 바라봤다.
고 우소영양 아버지 우종희씨(59)는 10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선상추모식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우씨는10년 동안 계속 선상추모식에 왔는데 10년이 지나니 무뎌지는 게 아니라 보고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건강이 많이 나빠져 무릎 수술도 받고 고생을 했다며 아픈 모습을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고 이호진군 아버지 이용기씨(56) 역시 매년 선상추모식에 왔다. 이씨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 것 같다며 지금쯤이면 우리 아이도 사회인일 나이일 텐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잠잠한 바다를 바라보며 넋두리하듯 말했다. 나는 정말 바다가 이렇게 무서운 줄은 몰랐지….
선상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목포신항에 놓여 있는 세월호 선체로 향했다.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며 열린 추모문화제에서 고 정다혜양 어머니 김인숙씨는 우리 유가족이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 아이들이 잊히는 것이라며 더 이상 저처럼 가족을 잃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목포제일여고 학생 등의 연대 발언과 공연도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인 이종민씨는 10년 전이나 10년 후나 정부가 참사를 다루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며 안전사회 구축 노력을 게을리하면 고통스러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새벽 시작된 고단한 일정은 추모문화제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봄 내음을 머금은 바닷바람이 한없이 허허로운 유가족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건국대 마스코트인 ‘건구스’가 다시 학생들 곁으로 돌아왔다.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교내에 있는 인공호수 일감호에서 건구스 한 쌍이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건구스는 지난 11일 한 6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한동안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건구스 한 쌍은 호수 안 인공섬 와우도에서 물로 뛰어든 뒤 가장자리를 향해 힘차게 헤엄을 쳤다. 하지만 평소 자주 향하던 청심대 방향이 아니었다. 벤치가 많은 청심대 쪽에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건구스는 청심대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호수 관리를 담당하는 한 교직원은 전에는 가까이 가도 경계심이 없었는데 폭행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며 한숨을 쉬었다. 청심대 반대편 물가로 나온 건구스는 연신 날개를 퍼덕이며 물기를 털어냈다. 간간이 서로의 깃털을 골라주며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건구스가 학교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동문들의 도움이 컸다. 인공호수인 일감호가 생긴 1982년 이후 야생 거위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조류 독감을 겪으며 그 수가 줄어들었다. 한 마리만 겨우 살아남아 호수에 머물고 있었다. 2022년 가을 한 동문이 한 마리만 있는 게 너무 외로워 보인다며 거위 한 쌍을 기증했다. 이번에 폭행을 당한 거위는 그중 수컷이다.
건구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학생들도 호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건구스가 ‘꺽꺽’ 울음을 토해내며 학생들을 향해 다가가자 학생들도 웃음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사회환경공학부 1학년 송우준씨는 폭행 사건 이후로 며칠 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며 빨리 안정을 되찾아 원래 머물던 청심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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